가을이 나를 물들인다 

가을은 볼 붉히며 다가와 
가장 고운 색 골라 입으라 나를 초청한다 
나를 풍성하게 만들려
산수유도 빨갛게 
알밤도 토닥이며 떨어진다 
오곡백과 무르익어 영혼까지 배부르라 한다 

가을이 나를 불러 세운다 
한 장 두장 쌓이는 낙엽, 사각대며 읊으라 한다 
구수하게 낙엽 태워  
따스한 겨울 맞으라며 
어릴 적 잊지못할 고향냄새 풍기려 한다 

가을은 
현재 나의 삶이다 
불어오는 바람은 그리운 님 소식이다 
가슴 따뜻한 행복의 날들이다
후회 없는 生 만들라 결실로 마음 곡간 가득 채우라고
살며시 다가와 속삭인다
앞만 보고 후회 없이 살아가라며...